2026-06-13 부족함이 채워준 빈티지, 나의 안방 이야기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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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과 마감을 정리하는 가장 중요한 공간, 바로 저의 안방입니다.

지난 24년 힘들게 매매한 당시에는 자금이 넉넉지 못해 도배조차 새로 하지 못하고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오래된 아파트 특유의 낭만과 빈티지한 멋을 고스란히 살릴 수 있었죠.

부족함이 뜻밖의 인테리어가 되어준 셈입니다.

이 방은 제 오랜 취향들의 집합소이기도 합니다.

워낙 음악을 좋아해서 아끼고 닳도록 곁에 두고 듣는 ‘포칼 솔로(Focal Solo) 6be’ 스피커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한편에는 첫눈에 반해 들였지만 음색은 취향이 아니라

15년째 예쁜 장식품으로 전락한 ‘하만카돈 GLA-55’가 묘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침대 머리맡에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채워줄 20인치 브라운관 TV와 슈퍼패미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잠들기 전 딱 10분, 이 고전 게임기를 켜는 순간만큼은 완벽한 추억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방 한구석을 채운 레고들.

20대에 처음 다시 눈을 뜨고, 30대에 치열하게 즐겼다면,

40대가 된 지금은 그저 그리움이자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로 묵묵히 남겨두고 있습니다.

도배지 하나 바꾸지 못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밀도 있게 채워낸 이 공간이 참 소중한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