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8 – LG 21인치 브라운관 + 슈퍼패미콤

오늘은 오랜만에 퇴근하고 바로 불을 좀 줄였다.
거실 불 대신 브라운관 TV 불빛만 켜놓고
슈퍼패미콤 전원을 눌렀다.

LG 21인치 브라운관 중고로 하나 들였는데,
이 화면 질감이 진짜 미쳤다.
요즘 OLED니 4K니 해도 이 감성은 못 따라와.
조금 뿌옇고, 픽셀이 도드라지는 그 맛이 있다.

오늘은 마리오 월드.
패드 잡는 손맛도 그렇고,
게임 배경음이 브라운관에서 울릴 때 그 몽글한 소리가 너무 좋다.
이게 바로 그 시절 감성이지.

가끔 친구들이 왜 아직도 이런 걸 하냐고 묻는데,
난 그냥 이 시간이 좋다.
세상 조용하고, 화면 속 마리오가 점프하는 그 소리 하나만 들리는 순간.
그게 나한텐 휴식이다.

오늘도 한 판만 해야지 하다가
결국 새벽 두 시까지 했다.
근데 이상하게 후회는 안 든다.
그냥, 잘 산 하루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