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8-2 왜 세상은 마음먹은대로 흐르지 않을까…

우리집은..물흐르듯 욕심없이 사는 그저 평범한 집안이다.

더 큰 집에서 살자고 계획이란걸 해본적도 없고…

더 높은 연봉의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서… 삶의 질을 꾸준하게 높이고 싶은 욕심조차 없다..

어쩌면 큰 꿈이 없다보니깐..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괴롭히는건 그 작은 소소한 잡감정일 뿐이다.

운전도 하지 않아서 사고날 확률도 없고…

더큰 모험을 하기 위해 남들이 받는 평범한 주택 대출조차 없는 그런 집이다.

35년동안 이사를 딱 3번했고.. 실질적으로 한 아파트에서 15년.. 한 주택에서 15년 정도 살고 있다

이런집에서 우리를 괴롭히고.. 소소한 불안요소를 가져다 주는건..

언제나 건강이었다…

나는 어쩌면 어렸을때부터 남들보다 조금 계산기 두들기며 현실을 터득하는 방법을 먼저 알았는지 모른다.

나는 더 좋은 직장 더 괜찮은 여자… 더욱 멋진 삶을 꿈꾸기 전에..

20대 초반부터 한달에 최소 100만원은 모아야 한다는 생각

담배 술 외박 라면 콜라 과자등 몸에 안좋은 상황을 만들어주는 아이템을 멀리하고..

꾸준하게 운동을하며…나의 최소한의 만족함을 지켜줄 안전선을 지키면서 살아가고 싶고 살아오고 있었다.

아무리 마음에 들고 이쁜여자라고 해도.. 몇번 연락하다가 날 미치도록 좋아할꺼 같지 않으면 시작도 하지 않고..

꼴에 잘생기게 태어나서. 갑이라는 입장의 연애만을 충분하게 하고 살아서.. 연애에 대한 아쉬움 간절함도 없다

친구들이 연락해서 여행가자고 또는 모임을 가지자고 해도 별 반응도 없었다..

외로움도 없고.. 질투도 없고.. 분노는 없다..

나는 자존감이 무척 강하다…

다른사람의 삶에 영향도 없고…. 뭔가 되고자 하는 욕망도 없다

나는 나를 믿고. 내가 하는 그대로 하게되면 적어도 남들 이상은 살게 될 것이란 확신이 있다.

그냥 나는 내 삶의 작은 테두리 안에서. 내가 이기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런 내 마음먹은 대로의 삶에 크나큰 위험이 생기게 되었다..

바로 어머님의 암선고…

1년전 어머님의 조기암  선고 항암과 방사선 치료조차 하지 않고… 별 고통도 없이..

보험금 받아서.. 이게 왠 떡이냐고 생각했을때 만큼은

내 인생이 별 무리 없이 진행되는줄 알았다

그렇게 1년이 흐르고 오늘 전이예상되는 간수술을 받게 되었다…

10일뒤에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고..

이제는 항암과 방사선 치료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머리빠지고 고통에 휩싸여.. 몸의 암세포가 어디에 정착할지 고민하고 불안에 떠는.

그런 삶의 주인공 가족이 된 것이다..

전신마취가 꺠어나고. 나를 보고 아프다 라고 말하는 어머님의 그 이야기를 듣고..

정신이 바짝 들었다..

세상은 ..

내가 원하는대로. 내가 노력하는 대로. 마음 먹은대로. 흐르지 않는다.

세상은 그냥 흐르고..

그 흐름에..나름 준비를 하지만..

언제나 불안요소가 등장할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행복하고 좋은일도 있을꺼란 사실을 생각하며.

공존하는 현실을 받아들일수 바께 없는 삶도. 이해를 해야 한다..

 

나는 후회라는 단어를 생각해본적이 없다..

하지만.

우리 사랑하는 어머님 몇년안에 보내줄 만큼의 준비는 아직 되어 있지 않다..

나는 이제.

희망 공포 안심 싫망 위험

심지어 하느님까지 불러올 만큼의 잡다한 감정을 집어삼키고 살것이다..

 

받아들이자.

그리고 보이는것에 충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