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5 – 나른한 명절의 싱글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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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라 오늘은 별다른 약속 없이 집에 있었다.
평소에는 일한다고 대충 보고 지나가던 집인데 휴일이라고 마음먹고 청소 한번 시작하니 끝이 없다
거실부터 주방, 컴퓨터방까지 대충 정리하고 나니 그래도 좀 사람 사는 집 같아졌다.
혼자 사는 집이라 사실 내가 어질러놓은 것도 나고 치우는 것도 나다.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는데 이상하게 집이 깨끗해지면 기분은 좋다.
청소 끝내고 소니 A7R3에 35mm 자이스 물려서 그냥 거실 한 장 찍어봤다.
내가 매일 보는 공간인데 사진으로 보면 또 조금 다르게 보인다.
레고는 여전히 집 한쪽을 거의 점령하고 있고
소파도, 책상도, 주방도 이제는 오래 봐서 그런지 그냥 내 생활의 일부가 된 느낌이다.
44살 먹고 31평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명절 휴일.
뭐 거창하게 할 건 없고, 집 청소하고 사진이나 찍으면서 이렇게 하루 보내는 것도 나쁘진 않다.

 

 

낮에는 그냥 평범한 거실인데, 해 질 무렵 조명까지 켜놓으면 집 분위기가 꽤 따뜻해진다.
가죽 소파 색도 이 시간대에는 훨씬 진하게 살아나고, 앞쪽 화분 잎 사이로 보는 느낌도 괜찮다.

 

 

 

 

 

내가 좋아해서 하나씩 모아놓은 레고 건물들이 이제는 거의 작은 동네 수준이다 ㅋㅋ
처음부터 저렇게 만들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닌데 하나 만들고, 또 하나 올리고 하다 보니 어느새 벽 한쪽을 다 차지해버렸다.
큰 화분이랑 오래된 느낌의 가구, 갈색 가죽 소파 사이에 레고가 잔뜩 있으니까 묘하게 잘 어울린다.
어른 집인데 한쪽은 완전 장난감 세상인 셈이다.
청소할 때는 사실 저 레고들 때문에 엄청 귀찮다.
먼지도 잘 쌓이고 하나 잘못 건드리면 부품 떨어질까봐 조심해야 하고
그래도 다 닦아놓고 이렇게 멀리서 보면 고생한 보람은 있다.

 

 

청소하다 보면 제일 손이 많이 가는 곳이 결국 이런 데다.
레고는 그냥 선반에 몇 개 올려놓은 수준을 이미 오래전에 넘었다
위쪽 선반부터 장식장 위까지 꽉 차 있으니 먼지 한번 털려고 해도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한다. 괜히 건드렸다가 작은 부품 하나 떨어지면 그거 찾는 데 또 시간 다 간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면 보기 좋긴 하다.
큰 화분 사이로 레고 건물들이 층층이 있으니까 진짜 작은 거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오래된 원목 가구랑도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옆방까지 문을 열어놓으니 집이 한눈에 이어져 보여서 더 넓어 보인다.
낮빛이 안쪽까지 들어오고 조명도 켜놓으니 오늘은 유난히 집이 따뜻하게 보인다.
평소에는 매일 보는 풍경이라 별생각 없는데, 청소 끝내고 카메라로 한 장씩 찍어보면
‘내가 집을 참 내 취향대로 만들어놓고 살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