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24 체념은 또다른 행복을 꿈꾸게 한다.

아주 슬픈 일기를 써볼려고 한다.

오늘 어머님의 기나긴 미스터리 증상의 결과가 나왔다..

자궁내막암 수술이후에.. 몇번의 정기검진을 통과했지만..

부풀은 임파선과. 근 두달의 정밀 검사 이후에.. 간에 전이가 되었다는 이야기..

수술을 할지..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할지.

이제 앞으로 기나긴 치료에 들어갈꺼란 이야기….

 

나는 끝 맺음을 좋아한다.

암 진단 이후에… 수술 1기.. 항암과 방사선 치료없이 .퇴원 후. 일상 생활

우리 어머님의 암 정복은 이렇게 쉽게 끝날꺼란 착각..

 

마음속에 항상 단정짓는 결과만을 생각하니..

나는 행복한 삶을 살수가 없었다..

 

완벽하지 못하지만 완벽을 꿈꾸는 생활..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강박에.. 남들 즐길때 돈만 모았던 20~30대 초반.

집 생기니깐.. 그래도 통장에 1억은 있어야 한다고..

한달에 200을 저금하면서. 5년만 버티자는 미련한 생각..

모자르단 모습에… 맞춰가며 연애하고 싶은 나약한 기대가..

나에게는 꿈조차 못꿀 민망한 부끄럼의 결과였는지 모른다.

 

그렇게 나이만 먹다보니깐 35…

최악이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행복하게 보이지만.

즐겁지가 않다..

어머님은 암 진단 이후에 수술 이후에. 또 전이가 되셔서 ….

보고 생각하고 미래를 그리는 나의 머리속에는 아픔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래도 산다..

그렇게 어머님이랑 병원 밖을 나와서 갈비탕 집에 들어가서

거하게 점심을 먹고… 아직 튼튼한 두 다리를 흔들며.. 세상을 돌아다닌다.

당장 몇일 이후에 입원하고 몸에 칼을 들이대야 하는 상황…

항암을 해서 머리가 다 빠지고 몸이 녹는 공포 앞에서….

어머님은 눈물을 흘리시더니..

체념하셨다고 한다…

 

체념은 희망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기나긴 사투가 될 것이다..

긴 시간..

아니 이후의 한시간 한시간..

어머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간의 소중함을.. 나에게 빚추어 보면..

 

나는 행복하게 살수가 있다..

여자도 만나고 사랑도 하고. 맛나는 음식도 먹고.

꿈속에 겨워 하루를 보낼수도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 강박증이 현실을 조여왔다면..

갈때로 가버린 체념한 순간의 보이는 짧은 쾌락들이..

진정한 나를 되찾아 줄수도 있을 것이다..

 

긍정의 힘같은거 믿지 않는다..

하지만… 병신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