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레고 이야기 – 2003년~ 군대에서 만난 동기의 레고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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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이 되고 대학에 입학했을때 나는 성인이란 생각에…
추억을 현실로 만드는 행동은 할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치하다는 말이.. 당시에는 치명적일 정도로 ..
나는 어른이란 자부심에 위배되는 말이라 믿었거든요.
젊음은 곧 미래였습니다…
행복한 삶의 시작이라 그 힘은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컸습니다.

그때에는 카메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빨간 라이카 딱지를 가진 카메라와 배낭가방. 그리고 더부룩한 파마머리…
유럽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나누는 커뮤니케이션..
자유….사랑..정의…
라이카는 어렵게나마 구했지만… 유럽이 아니라 저에게는 지옥같은 .. 군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군대에 입대하고.. 저는 과거도 미래도 없었습니다…
그냥 짧은머리의 군복입은 마네킹이었으며..,내가 사는 곳은 화천이었고.. 내가 다니는 학교는 7사단이었습니다.
그냥 내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절박한 심정의 군인이었죠..

이런 저에게 레고는 그냥 예전에 가지고 놀던 장난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군대에서 만난 동기의 레고사랑으로. 레고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작게나마 생겼습니다.

요즘 레고 예전같지가 않아…
해적선 캐슬 우주 테크닉. 뭐 하나 마음에 드는게 없어…
레고 회사가 스타워즈 제품에 몰빵하는거 같아….~

저멀리서 고참이 이런말을 하는 동기를 보면서.. 활동화를 던지면서 이야기합니다
군가 외우고 총기검사할테니깐 총이나 딱으라고… 군대는 낭만이 없는 곳입니다.

올드의 클래식한 제품의 희소성 때문일지..
아니면 아직은 오래된 문방구가 서울에도 소소하게 남아있었는지…
그 동기는 100일휴가때. 트럭을 빌려서.. 지방투어를 하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직도 해적선이 많이 남아있다..
이거 나중에 큰돈 된다….. 한번 하자..

100일휴가때 군대동기를 만난다는게… 말이되는 소리인가요..???

사회에 있는 여자친구 만날 생각과 걱정에… 레고는 저 만큼.. 떨어져 있었습니다..

100일휴가 끝나고 여자친구와의 이별….

군대동기의 트럭투어는 성공적이었나 봐요.. 구하기 힘든 공항 해적선 비룡성등..
집안에 안전하게 놓여있다는 말을 들으니…

한번 떠난 여자는 다시돌아올수 있지만.. 한번 떠난 레고는 다시는 돌아올수 없다는 그 동기의 말이..

나를 위한 말인지..
자신을 위한 말인지. 모른체…..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가끔 휴가나오면.. 지금은 브릭인사이드인. 당시의 레고인사이드 사이트를 들어가서…
사람들의 헌팅경험등을 읽어보며 . 추억에 젖었습니다..

헌팅을 꼭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뽀얗게 먼지 쌓여있는 그 레고와의 만남 자체가 헌팅이 아닐까요..

군복입고 휴가를 복귀하다..
화천 근처의 오래된 문방구를 발견하고 그곳에 들어간적이 있습니다.
마을시리즈의 피규어 모음….
점3개 찍혀있는 기본 노랑이 얼굴 피규어는 강한 군인의 정신조차 흔들어 놓았습니다.

야릇하고 쎅시한 표지의 맥심 잡지와. 남성의 지큐 에스콰이어. .
그리고 커피믹스와 폼클렌징…

휴가복귀 자의 필수 물품은 다들 비슷할겁니다….

그런데 전 레고를 들고 복귀한겁니다.

지통실이라고 지휘통제실에 여자 정보장교가 휴가 복귀자 물건을 검사하고
저에게 한마디 합니다
관심병사 되기 싫으면 이거 가지고 복귀한 이유를 말하라고..

저는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저는 레고매니아 입니다. 라고

군대에는 개인적인 인적사항이나 사적인 기록까지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이 공유해서
심각한 사람은 연대장까지 보고하고 더 심하면 사단장까지 보고가 됩니다..

저는 군대에서 부대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각 중대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에게 아이디를 알려줘서..
소대 병사들의 신상기록을 대대장이 직접 사이트를 통해서 볼수 있도록 제작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부대 홈페이지 제작자 이며 관리자인 저는
제 기록도 직접 읽을수 있다는 사실…

당시에 봤던 제 충격적인 기록은.. 아직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습니다.

여자친구와 이별후 .. 휴가 복귀때 레고를 가지고.. 복귀하였음.
그 레고로 뭘 할지 모름..